중국미녀 포사와 유왕의 봉화놀이

Posted by 헤드린
2020. 6. 19. 21:35 일상/일상상식


중국미녀 포사와 유왕의 봉화놀이

 

기원전 770년 경 중국 주나라의 쇠퇴에 관한 이야기다.

미녀 포사는 포나라에서 주나라에 바쳐진 미인이었다. 주나라 유왕은 포사를 보자마자 곧바로 빠져들 정도로 예뻤다.

 

포사는 매우 예뻤지만 웃음이 없었다.

포사를 무척 사랑한 유왕은 포사의 웃는 모습을 무척 보고 싶었다.

때문에 포사를 즐겁게 해주려고 별의별 모든 것을 해봤으나 포사를 웃게 할 수는 없었다.

 

하루는 답답한 유왕이 포사에게 어떻게 하면 너를 웃게 할 수 있느냐고 물었다. 포사는 대답이 없었다.

그러나 유왕이 계속 물으니 마지못해 말하기를,

"저는 특별히 좋아하는 것도, 웃을 만한 것도 없사옵니다.

다만, 비단 찢는 소리를 들으면 기분이 좀 좋아질 것 같기는 하옵니다."

 

 

이후 유왕은 매일 비단을 찢게 했다.

찢긴 비단이 산더미처럼 쌓일 때쯤, 포사는 웃지는 않았지만 빰과 입술이 약간 움직였다.

유왕은 이것만으로도 매우 기뻤다. 그래서 계속 비단을 찢게 했다.

그렇게 궁중의 모든 비단이 찢겨나가자 유왕은 제후들과 백성들에게서 비단을 징발했다.

 

끊임없이 비단이 찢겨나가던 어느 날 봉화가 올랐다.

봉화가 오르자 적군이 침입한 것으로 알고 군사들이 궁으로 몰려들었다.

그러나 그 봉화는 실수로 올랐던 것이었으며 적군의 침입은 없었다.

그러자 병사들을 불만을 터트리며 무질서하게 행동하여 왕궁을 아수라장으로 만들었다.

 

이때 마침 포사가 이 광경을 보고 웃음을 터트렸다.

포사가 웃자 유왕은 너무 기뻤다. 웃는 포사의 모습이 그렇게 예쁠 수가 없었다.

이후 유왕은 웃는 포사를 보기 위해 매일 거짓 봉화를 올리게 했다. 당연히 군사들은 번번이 허탕을 쳤다.

 

 

그러던 중 이제는 정말로 견융족이 쳐들어왔다. 그리고 진짜 봉화가 올랐다.

그러나 적군을 막을 군사들은 아무도 오지 않았다결국 주나라는 패하고 말았다.

유왕은 죽고 포사는 견융족에게 끌려가 추장의 아내가 되었다가 자결을 했다고 한다.

 

이후 주나라는 수도를 호경(지금의 신안)에서 낙읍(지금의 뤄양)으로 옮기게 되고 몰락의 길을 걷게 된다.

이어 주나라는 명색뿐이고 군웅이 할 거 하는 춘추시대로 접어들었다.

춘추시대 이후에는 전국시대로 이어져 역시 중국은 여러 제후들의 힘겨루기 각축장이 되었다.

그러다가 진나라가 통일하게 되어 550여 년의 춘추전국시대가 막을 내린다.

 

옛날의 경국지색 이야기들은 실제로 있었던 사건일 수 있지만,

이는 새로 정권을 잡은 이들이 전 정권의 부도덕성을 강조하기 위하여 꾸며낸 이야기일 수 있으며,

또는 사소한 이야기를 거창하게 침소봉대하는 것일 수 있다.

또는 후대에 누군가 그럴듯하게 꾸며낸 이야기가 회사다 되어온 것일 게다.

어쨌든 포사와 유왕의 봉화놀이는 고대판 양치기 소년 이야기인 샘이며, 진실이든 꾸며낸 이야기든 재미있는 이야기다.